<CEVIGA : Rainbow Body>
더페이지갤러리는 세비가 프람의 개인전 <CEVIGA : Rainbow Body>을 오는 2023년 3월 2일부터 2023년 4월 15일까지 개최합니다. 세비가의 강렬한 추상화와 조각을 함께 선보이게 되는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2022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팬데믹을 투영한 작품을 선보인 이후 새로운 상승파동이 가득한 신작 40여 점을 공개합니다. 특히 빠져나올 수 없는 순간에 대한 찬사를 바치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크게 Saltsugar, Spiral Shelter, Sunshine Soul 시리즈로 나뉘며, 서정적이고 재치 있는 소제목으로 이름 붙여진 Rainbow Body 조각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은 다르지만 결국 세비가는 혀 끝으로 소금과 설탕을 탐닉하듯 깨어나는 순간에 집중해 작품으로 펼쳐내며, 작품을 통해 그 순간에 갇힙니다.
세비가의 독보적인 추상은 세포, 외계 식물, 열매, 인체 등 다양한 것들을 연상시킵니다. 무의식의 초자아 상태에서 요동치는 붓질, 그 열정적이고 행복한 파동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풍경에는 작가의 철학적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Saltsugar 시리즈는 작가가 소금과 설탕에서 재발견한 우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소금과 설탕은 우주를 하나의 알갱이 안에 담고 있는 물질로, 인간의 감각 경험을 위한 자산입니다. 대조적이나 상보적으로 주변 어디에나 있는 이 알갱이는 우리에게 물리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깊이 관여 합니다. 소금은 종교적인 면에서 악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하는 반면 설탕은 특정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소금과 함께 음식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게 합니다. 세비가 작가는 이 미세한 결정들이 용해되는 순간을 포착하는 동시에 삶에 대한 은유로 세심하게 표현합니다. 우주를 여행하는 긴 여정동안 정제되고 용해되는 과정을 겪는 알갱이들은 마치 모두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삶과 같다고 말합니다.
Spiral Shelter 시리즈에서는 내면의 파동이 더욱 두드러지며, 내적 세계와 외부 세계의 결합이 세비가라는 필터를 거친 후에 캔버스 위에 펼쳐집니다. 자연과 인간의 영구적인 나선형 움직임을 나타낸 Spiral Shelter 작품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모든 것은 흐른다' 라는 개념을 차용했습니다. 뚜렷한 제스처와 선명한 색으로 가득한 표면 아래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리의 의식과 인식,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밝은 색조와 어두운 색조의 공존이 나타나는 또 다른 최근 시리즈, Sunshine Soul 작품에서는 작가가 삶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기질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가장 최근 시리즈인 Rainbow Body 조각은 세비가의 그림을 구성하는 동일한 모티프들이 입체로 맵핑된 것입니다. 작가가 유레카를 외치게 된 순간, 머리 위로 무지개가 지나가는 순간의 부산물들이 관계 앞에 놓여 캔버스 안 회화적 공간과 관람객 사이의 거리를 좁힙니다. 런던에서 지내던 세비가는 샤워 중 육체적 자아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 사이에서 신비로운 괴리감을 경험했습니다. 샤워기가 곧 다른 차원의 자아로 데려가 주는 신체적 경험은 곧 작가에게 깨달음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온 샤워기는 조각을 휘감으며 더욱 역동적으로 작품을 이루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허공에 무지개가 나타나듯 찰나에 빛나는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기를 제안합니다.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무의식 중에 느끼는 자아, 그리고 사소한 곳에서 발견하는 우주를 엿볼 수 있습니다. 테이트 모던과 구겐하임 큐레이터를 역임했던 미술사학자 플라비아 프리제리가 평론을 쓰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전시는 더페이지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자신의 캔버스를 영혼을 담는 인큐베이터로 비유한 세비가 작가는 1960년 출생의 한국작가입니다. 국내 관객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세비가 작가는 주로 덴마크를 거점으로 미국, 유럽등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며 해외 컬렉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1998년 파리와 뉴욕, 워싱턴에서 열린 개인전이 워싱턴 포스트지에 특집기사로 다뤄지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90년대 초 뉴욕에 정착한 작가는 예술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지만, 뉴욕에서의 삶은 순탄치 못했습니다. 금전적 여유가 없던 상황에서 환각성 장애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었던 작가는 가까이서 구할 수 있는 커피 찌꺼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타자화된 비서구권 여성으로 경험한 문화충돌 속에서 성장한 작가는 인생의 굴곡과 상처로부터 자신을 벗어나게 했던 내면의 깊은 소리와 이미지를 화면에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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